시장의 원리로 따져서는 안되는 것이 두 개 있다면
그 것은 의료와 교육이다.
정치, 경제, 사회.. 모두 선진국과는 거리가 먼 우리나라지만
그래도 의료보험에 있어서는 다른 나라에 당당히 내세울 수 있는 시스템으로 평가되어 왔다.
지금 시행하고 있는 '국민 건강 보험'은 국민이 소득에 따라 보험료를 내면서 전 국민이 동일한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여 경제적 형편에 따라 의료 혜택이 달리 적용되지 않게 만든 것이다. 국내 의료기관의 민간 보험 지정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므로써 보험 가입자가 국내의 모든 의료기관에서 안정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제도인 '당연 지정제'는 '민간 보험'에 대한 일종의 방어책이고.
그런데 이걸 폐지(혹은 완화)하고 의료 보험을 민영화 하겠단다.
의료보험 역시 시장 자유주의에 맡겨 그 질과 혜택을 높이겠단다.
웃음밖에 안나온다.
아니 이건 씁쓸한 웃음조차 지을 수 없을 정도로 섬뜩하다.
민영 의료보험 회사들이 국민과 그들의 이윤, 이 둘 중에 무엇을 선택할지는 자명하지 않은가.
의료 비용의 상승 (단위가 다른)은 말할 것도 없고 법을 어기지 않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약속한 돈을 주지 않으려 하는 보험 회사들을 보게 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보험 회사들은 사기업이고 사기업의 목적은 이익을 최대화 하는 것이니 그들로서는 나가는 보험금을 줄이면 줄일 수록 좋다. 병력이 있는 사람은 보험 가입도 힘들어질테고 가입하더라도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는 금액을 보험회사에 바쳐야만 할테다.
지금 현재 미국의 대선 이슈에 이라크철군, 경제와 함께 의료보험이 들어가 있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미국민 모두가 의료보험 민영화의 폐단을 몸으로 알고 있고 바꾸길 원하기 때문에 대선 이슈가 되는 것 아닌가.
(의료보험 민영화의 폐해를 알고 싶다면 마이클 무어 감독의 식코 (Sicko) 를 보라. 물론 그 감독 특유의 과장된 짜맞추기가 거슬리긴 하지만 심각성을 일깨워 주기에는 충분하니.)
그런대도 우리는 거꾸로 가려한다.
왜냐고? 돈이 되거든.
이 정책이 통과가 되었을 때 재미를 보는 것은 환자도 의사도 아닌 거대 보험사와 대형 병원들 뿐이다.
아무리 친기업주의 정책이라지만 이것은 도가 지나치다.
게다가 이건 한 번 바뀌면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다.
미국은 닉슨 부통령의 민영화 추진 이후 30여년이 지나도록 민영화를 공영화로 되돌리지 못했다.
천문학적 액수의 수입을 벌어들이는 의료보험 업계가 자기들의 돈줄을 지키기 위해 정치권에 엄청난 액수의 로비 자금을 대면서 국영화를 철저하게 막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안봐도 비디오, 사과박스 불티나게 팔리겠지.
이러다가 미수다에서 나왔던 것 처럼 독감 2주 입원 후 4800만원..
남 일이 아니게 된다.
의료 보험 민영화.
이건 대운하 삽질보다 훨씬 위험하다.
막아야 한다.